[마켓PRO] 수요예측 흥행 실패한 쏘카…오히려 투자 기회?

입력 2022-08-09 10:00   수정 2022-08-09 16:03

종목 집중탐구

EV/Sales 통해 기업가치 산출…주당 6만5352원
부진한 수요예측에 주당 할인율 더 커져…공모가 2만8000원
"수요예측 부진, 기업가치 저평가된다는 의미"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참고하기 좋은 투자 지표입니다. 흥행 여부에 따라 상장 직후 주가 추이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내 차량공유 업체인 쏘카가 유니콘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IPO를 추진하고 있으나 몸값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과 함께 기관 투자자들 대상 수요예측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선 가격 거품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일반 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공모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나오면서입니다. 예상보다 더 낮은 공모가격은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할 여지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상장 초기 주가가 부진할 경우 초기 투자자들의 자금회수(엑시트)를 위해 주주 친화적 정책을 꺼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쏘카, 공모가 어떻게 산정했을까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공모가는 2만800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다수가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 이하를 써내면서 입니다.

앞서 쏘카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4000∼4만5000원이며,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공모 예정 금액은 2048억원, 시가총액은 1조5944억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공모가 2만800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공모(455만주 기준) 예정 금액은 1274억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쏘카는 정해진 공모가를 토대로 오는 10~11일 일반 투자자 청약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공모주 청약 참여 여부를 결정하려면 우선 쏘카의 희망 공모가 산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쏘카는 공모가 산정에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아직 적자 기업인 쏘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기업가치(EV)를 매출액(Sales)'으로 나눈 수치를 활용했습니다.

EV/Sales는 시가총액에 순차입금과 비지배 지분 등을 포함해 기업가치를 산출하고, 이를 매출액으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매출로만 공모가를 산정하는 주가매출비율(PSR)보다도 보수적인 산정 방식으로 평가받습니다.

쏘카는 이번 공모가 산정에 △우버(Uber) △리프트(Lyft) △그랩(Grab) 등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 10개 사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직전 12개월 매출을 활용해 비교 그룹의 EV/Sales 거래 배수를 7.7배로 계산했습니다. 여기에 쏘카의 같은 기간 실적을 적용해 가치를 산정했죠.



쏘카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기준으로 잡은 평가 매출액은 3064억원입니다. 앞서 쏘카의 2020년과 2021년 매출액은 각각 2205억원, 289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505억원)보다 34.5% 늘어난 68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업 적자 규모는 2020년 146억원에서 작년 209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8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죠.

이처럼 산출된 매출액(3064억원)에 비교그룹의 EV/Sales(7.7배)를 곱하게 되면 2조3557억원이란 쏘카 기업가치가 나오게 됩니다. 이후 순차입금, 비지배 지분 및 우선주 지분, 신주모집유입금을 빼거나 더하면 평가 시가총액으로 2315억원이 나오게 됩니다. 이를 토대로 산출한 1주당 평가 가치는 6만5352원입니다. 여기에 48.0~31.1%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희망 공모가 범위인 3만4000~4만5000원이 계산됩니다.
고평가 논란…부진한 수요예측 노려라?
하지만 시장에선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쏘카는 국내 렌터카 1위 회사인 롯데렌탈(1조3976억원)과 유사한 수준에서 기업가치를 산출했는데, 롯데렌탈의 매출은 쏘카보다 10배가량 많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죠. 롯데렌탈의 경우 작년 8월 공모가 5만9000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죠. 현재는 주당 3만원대에서 거래 중입니다.

쏘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다수가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 이하로 써내면서, 결국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한참 밑돈 2만800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는 기존 공모가 하단(3만4000원)보다 17% 이상 낮은 수준입니다.

일각에선 가격 거품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일반 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더 낮은 공모가격이 일반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할 수 있단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평가액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고, 상장 후에는 할인율만큼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실제로 희망 공모가 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5만9000원)를 확정했던 롯데렌탈은 상장 첫날 시초가에 비해 2000원(3.48%) 하락한 5만5500원에 마감됐습니다. 시초가도 공모가인 5만9000원보다 2.54% 낮은 5만7500원에 형성됐죠. 반면 올해 증시에 입성한 공구우먼은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을 밑돌았지만, 상장 첫날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후 무상증자 등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통상 기업들은 IPO에 나서면서 주당 평가가액을 결정하고 20~40%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만약 쏘카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범위보다 하단을 결정될 경우 할인율이 커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 매수에 나서는 전략도 있습니다. 새내기 종목이 시장에 입성한 뒤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게 되면 기존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회사 측이 주가를 신경쓰게 됩니다.

초기 투자자들의 경우 의무 보유 확약이 걸려있기 때문에, 보호 예수가 풀리는 시점에 맞춰서 다시 주가를 올리기 위해 내부 성과나 주주 친화적 정책을 꺼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IPO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에 참여하기 전에 주가를 따지는 기준이 다른 만큼 이를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지만, 투자자들이 어떤 투자 전략을 가지고 들어갈지도 중요하다"면서 "수요 예측에서의 부진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쏘카 프로필(예비 상장사)
희망 공모가 범위: 3만4000~4만5000원
상장 예정 주식수: 3363만5652주
예상 시가총액: 1조2047억~1조5944억원
공모 주식수: 455만주(신주 100%·우리사주 제외)
상장 후 유통 가능 주식수: 547만6218주(전체 상장 주식 수의 16.28%)
일반 공모청약일: 8월10~11일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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